투명 아크릴 티슈 케이스를 왜 사야 되냐고?
애초에 티슈 케이스를 왜 사야 되냐고? 사실 아무도 내게 묻지 않는다. 그렇지만. 누가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지 생각은 해두어야지. 이런 가상의 상황으로 나는 종종 고민한다. 물론 고민은 한참 하면서도 결국 성격이 지랄맞아서- 라고 할 거 같다. 사실이다.
나는 일평생 각티슈를 미워했다. 눈에 거슬렸다.
티슈뭉치만 대충 킬로그램 단위로 팔면 좋겠다거나
정 종이곽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시겠다면
아무 패턴도 무늬도 없이
차라리 크라프지 같은 재생지로 만든 통에 넣어서 팔면 좋겠다고
수없이 생각했다.
근데 이런 거 조금만 알아보면
다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가 있긴 있더라.
그리고 내가 하는 생각은 이미 오래 전에 누가 했던 생각이라 내가 원하는 그런 것들도 이미 시중에 나와 있긴 할 것이다. 다만 문제는 우리집에 있는 각티슈가 언제나 현란X현란이기에 ...
그러니까 작년 겨울 불현듯 내 방에서 티슈랑 물티슈를 몰아낸 건
언제고 한 번은 일어날 일이었던 것 같다.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 물티슈가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이고,
절대로 자연 분해 되지 않는다는 기사를 본 다음인 거 같다.
그렇게 그 때부터 방에 휴지를 두지 않고 여태까지 잘 지내고 있다.
휴지 필요하면 거실 가서 뽑아오고
주방 가서 키친 타올 뽑아오고 그랬는데 ...
내가 요며칠 또 스트레스가 많은 거겠지.
또 쓸데없는 걸로 존재감 어필하고 싶은 거겠지.
또 이것저것 쓸데 없는 것들을 사려고 한다. 그래.
문득.
투명 아크릴 티슈 케이스를 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플라스틱을 사겠다니 제정신이야 싶고, 그런데도 사고 싶고.
갈팡질팡하는 마음으로
이미 두가지 옵션을 골라 놓았다.
- 무인양품: 7,900원
만듦새랑 크기랑 다 좋은데 한 가지 단점은 시중에 있는 각티슈 호환이 안 된다.먼지 안 나서 인기가 많다는 저 전용 휴지를 같이 사서 넣어야 함.음 글쎄. 고민 좀.
- 바이챈스 (네이버 스토어팜): 15,900원 + 배송료 3,000원
더 저렴한 투명 케이스도 많았는데 이 집 물건이 제일 맘에 들었다.티슈 뽑을 때 뚜껑이 아래로 내려가는 구조라는 점.그리고 이천원 추가하면 홀로그램 옵션도 있고. 근데 티슈 케이스로 배송료 포함 20,900원이라는 게 단점. 이만원을 티슈 케이스로 써도 되나? 나 자신과 대화중. 안 될 건 없지만 말이지. 나로서는 망설여지는 금액이다.
하여튼 내가 과연 티슈 케이스를 살 것인가.
두고 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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