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서 얘기하는 드라마는 최근에 봤다는 거지,
꼭 추천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추천 한국 드라마라면
<비밀의 숲>과 <멜로가체질>이 아닐까 싶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검사내전>, <모범형사>도 재밌게 봤다.
최근에 본 <빅마우스>, <왓쳐>, <아다마스>는 모두 범죄 장르의 드라마다.
이런 범죄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면 편하게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보기만 하는 데도 은근 에너지 소모가 큰 것이
이런 장르 특징인것 같다.
01. 빅마우스
<빅마우스>는 인맥도 실력도 별볼일 없는 변호사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되면서
거물급 쓰레기들과 얽히고 그 수렁을 헤쳐나오기 위해 발악하며 각종 고난을 넘기는 걸 볼거리로 제공한다.
나름의 재미가 있긴 있었다. 예를 들어 새하얀 이종석이 피 흘릴 때의 대비감이라던지.
그런데 여자 주인공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이 좀 말도 못하게 구렸다.
한편 그래서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요새 쌍팔년도 신파는 아무도 안 하니까.
02. 왓쳐
어제 겨우 다 본 <왓쳐>.
'겨우'라고 얘기한 이유는 끝나는 게 좀 아쉬운 느낌이 든 나머지
12회부터 일부러 정주행 속도를 멈추고 중간에 다른 일을 하곤 했기 때문이다.
캐릭터 면면을 입체적으로 여러 번 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단연코 한석규 배우와 김현주 배우의 조합이 좋았고,
이 배우들은 일단 딕션부터 너무 좋다.
난 이 드라마에서 서강준 배우의 연기를 처음 봤는데
생수를 마시는 장면이 많아서 인상적이었다.
이 드라마는 술이나 커피 같은 것보다
배우들에게 생수를 계속 마시게 한다. 그래서 산뜻했다.
그리고 왜지? 싶을정도로 정수기 언급을 여러 번 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추천한다. 진심.
아 맞다. 마지막 엔딩씬이 좋았다.
03. 아다마스
아직 다 못 봤고, 초반에 여러번 포기했던 드라마.
초반을 조금 참고 보면 3화 이후부터는
드라마가 가공한 세계를 즐기며 볼 수 있게 된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지성 배우의 1인 2역,
한 사람이 두 남성 캐릭터를 연기해야 할만큼
쌍둥이 형제 캐릭터에 무게가 실려 있다.
물리적 배경이라든지, 내부의 갈등도 첨예하고 섬세하게 설계된 드라마인데 반해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은 좀 과하게 일그러져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의아했다.
다른 모든 것은 세밀화인데, 여성 캐릭터들은 캐리커쳐인 것 같은 느낌.
하루키 소설 중에 여성이 주인공인 장편 읽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랄까.
끝까지 봐야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 같고,
끝까지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04.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의외로 재밌게 봤다.
저번에 일기에도 쓴 적 있는데,
그알 '엽기토끼 살인사건'이랑
'동백꽃 필 무렵'을 레퍼런스로 가진 드라마 아닌가 싶었다.
남주의 비극적인 가정사, 개인적 상처가
자기연민으로 귀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제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모두 비극에 조금씩 연류되어 있는 마을의 사람들을
지나치게 죄악시하거나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몰아가지 않아서 좋았다.
아주 악하지도, 아주 선하지도 않은 보통 사람들을 보는 것 같은
리얼리티가 거기서 생겼던 게 아닌가 싶다.
남주와 여주 말고, 조연들의 캐릭터를 풍성하게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스릴감과 재미를 둘 다 확보하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솜씨가 좋다고 느꼈다.
05. 멜로가체질
두 번 본 드라마.
처음 볼 때는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봤지만
두 번째 볼 때는 이 드라마가 모두가 하는 걸 언제 안 하고
또 아무도 안 하는 걸 언제 하는지를 봤던 것 같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미덕은
클리셰를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능력이 아닐까.
드라마 안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인물들이
드라마를 만들어 가는 것부터 재밌는데
그 어딘가 조금씩 부족한 사랑스러운 인간들이 만담을 한다.
그러니까 나는 이 드라마를 다시 또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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