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박스 포장 풀었더니 찻가루가 사방에 흩어지며 차 냄새 폴폴. 친구가 재작년에 보내준 2008년 보이차 생차가 이만큼 남았다. 당시 코로나로 집에 갇혀서 집 안에 있는 로부스타 원두까지 탈탈 털어먹던 시기. 보이차 함께 마시자며 나눠준 친구 맘이 그저 고마워서 이게 좋은 건지 어떤 건지도 모르고 (관심없고) 보관이고 관리고 몰라서 걍 가느다란 칼로 파서 우려 먹었다. 해괴(=산괴, 압축된 보이차를 해체하는 것)가 뭔지도 몰랐고, 조금씩 파먹고 다시 종이에 싸서 티백 보관하는 찬장에 넣어 뒀었다. 그러다 여름에는 까맣게 잊고 살다가 겨울이 되면 야금야금 꺼내 우려 마시다 보니 이렇게 가운데 동그라미만 남았다. 1월이 되자 어김없이 또 보이차가 생각이 났는데 저 동그라미를 해체하려니까 자꾸 가루만 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