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킬러와 미국 킬러의 다른점. 그거 아닐까.
미국 킬러 옷 존못임. 영국 킬러 착장에 신경 씀.
전 시즌 명장면으로 꼽고 싶은 호텔 살인 장면. 그냥 보고 있는 내 아킬레스건이 다 얼얼해써 ... 좋은 거 배웠수다.
빌라넬과 '건'의 만남을 왜 굳이 보여줄까 생각해 봤는데
야생에서 살아가는 '건'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야만의) 볼거리를 차치하더라도 ...
아마 우리가 혹시나 동일한 외로움을 이해한다고 해서
서로의 존재를 견뎌내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봄.
결국 확신의 이브, 확신의 빌라넬.
이 대피소인지 오두막인지 장면에서 제일 좋았던 빌라넬의 대사.
앞선 3개의 시즌을 대사 몇 줄로 요약하면서 신나게 잘려 나간 어떤 세부들을 나 혼자 생각해봄. 그치만 결국 그래, 그게 다야. 그렇게 생각하게 되어서 좋았다.
난 결말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등장인물과 함께
정말로 앞으로 다가올 태풍을 순순히 맞이하겠다는 각오를
다질 수밖에 없었다. 네 사람, 두 개의 침낭은 또 무슨 클리셰냐.
그렇지만 다들 눈 벌개져서 기다렸을 장면일 게 분명해서 웃겼고.
그러는 와중에 나는 빌라넬의 아란스웨터에 정신을 잃었고.
그런가 하면 또 두 사람이 타로를 보는 씬은 마음이 아팠다.
두 사람 다 보길 원한 건 오로지 미래였던 것.
그 의미가 뭐였겠어. 그저 짐작뿐이지만.
태양 카드를 뽑은 빌라넬,
죽음 카드를 뽑은 이브.
*
4시즌을 끝으로 킬링 이브가 (영원히) 종결됐다.
아직도 안 믿김. 이래놓고 5시즌 나와도 화 안 낼게요. 정말로요.
엄마가 애플티비로 파친코 보는 틈을 타서
왓챠 엄마 아이디로 킬링 이브를 조졌던 주말.
나는 무척이나 철두철미했다.
동시접속의 가능성이 제로인 타이밍을 제대로 노린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성공적으로 킬링이브를 다 보고 난 후의 내 마음.
이것은 왜 이런 모양을 하고 있는가.
지금 나는 추노꾼의 머리를 하고
한바탕 태풍이 다 휩쓸고 지나간 마을처럼 황량하다.
정말이지 이런 후폭풍은 내 계획에는 없었던 것이다.
사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어디까지나 인간이 창조해낸 세계이지 않나.
어떻게 만들어진 세계에 상처를 받을 수 있나.
대체 이게 뭐라고.
이렇게 가슴이 휑한 것인가.
오랜 시간 품어왔던 나의 의문,
무언가가 끝이 나서
저 편으로 사라지는 걸 보는 일은
왜 이토록 괴로운 것인가.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그것들은 제각각 괴롭다.
그리고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생각했다.
아무리 꿈을 꿔도 다시 현실이야.
나만 여기 남아 있다는 사실,
아마도 그 사실이 괴로운 거야.
나는 혼자서 가야하기 때문이구나.
그리운 빌라넬. 빌라넬을 잃고도
나는 혼자서 계속 가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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