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비

나의 데몬 만년필, 라미 비스타 Lamy Vista Clear (Feat. 데몬스트레이션 만년필?)

조구만 호랑 2023. 2. 3. 12:44

그간 쓴 무인양품 1일 1페이지 노트들이다. 

 

앞면
뒷면

 

2021년부터 썼다.

1. 만년필 비침 없고 

2. 쫙쫙 잘 펼쳐지는 게  좋아서

올해도 계속 쓰고 있다 . 

 

2023년 무인양품 1일 1페이지 노트: 앞면 뒷면

 

올해는 어딘가에 모아두었던 전기가오리 스티커를 활용해 꾸며 봤다. 

뒷 페이지에는 홀로그램 프리다칼로 엽서를 끼워두었다.

문구점에서 산 하트 스티커도 붙였고.

 

그 다음 펜.

무인양품 1일 1페이지 노트와 함께

평소 제일 많이 쓰는 펜은

무인양품 5색 멀티 볼펜과 라미 사파리 블랙이다.

(+ 블랙 잉크 카트리지)   

 

주요 일정은 보통 블랙으로 쓰고,

그 외의 글은 파란색으로 쓴다.

흰 바탕에 파란 글씨를 좋아한다. 

멀티펜을 사면 파란색이 제일 먼저 닳아버려서 늘 곤란하고

속으로 전전긍긍한다. 그러면서 다음에도 파란색으로 뭘 쓰고 있다.  

스테들러 아방가르드 펜도

그런 이유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파란 볼펜 리필을 안 사서)

 

* : 스테들러 아방가르드 (927 AGL) 리필 호환 

(1) 라미 멀티펜 리필 m21

(2) 제트스트림 프라임 SXR 200 05 

 

 

한편, 어느 겨울밤의 흔한 충동이랄까. 

스치듯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는데  

투명한 만년필에 블루 잉크를 넣어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정신 차려보니 결제가 되어 있더라? 음. 

라미 비스타 클리어는 그렇게 올해 내 손으로 들어왔다.

난 보통 컬러 고민을 머리 뽀개지도록 오지게 하는 편인데,  

이번에 다른 컬러는 생각도 안 했다.

 

만년필의 세계에서 투명 만년필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더라.

'데몬' 혹은 '데몬스트레이션', 혹은 스켈레톤'.

예전에 만년필 회사에서 자사의 제품 구조를 선보이기 위해

투명한 바디의 제품을 만든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지금은 그냥 모기 간지 아닐까.  

피먹은 모기 탱크마냥

잉크색이 보이는 게 좋다는 사람들이 있고.

나처럼 걍 투명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이 투명 만년필의 세계에도 세분화된 피라미드형 계급이 있더라만

난 그런 건 잘 모른다. (모르기로 했다.) 

매일 쓰는 물건은 마음이 저어되고

어쩐지 꺼려지는 액수가 아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자주 쓰지 않을 물건은 가지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라미 카트리지(T10) VS 컨버터 (Z28)

 

여튼, 나는 쓰는 양이 많은 편이라

병잉크 쓸 각오를 하고 

컨버터를 미리 구매해두었다.

(쿠팡에서 컨버터 2개 세트, 8천 얼마 주고 삼.)

이 컨버터(Z28)는

사파리 알스타 룩스 조이 전용이라고 써 있네.

컨버터 뒷 부분이 레드라서

비스타 투명에 끼우면 모기 간지가 제대로 일 것 같다.   

 

비스타 클리어 비스타 클리어 + 사파리 블랙 

 

비스타 외관. 영롱하다.  

반짝반짝해서 맘에 들었고, 가볍고 청량한 느낌이 좋다.  

 

투명과 실버의 조합은

언제나 나의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함. 

 

중간에 껴 있는 저 링을 빼내고,

카트리지가 오픈되도록 위로 밀어 올린 후, 

상단과 하단을 잘 돌려 체결하면 카트리지 장착이 끝난다. 

 

신기하게도 만년필 세계에서는

블루 컬러의 잉크를 디폴트로 둔다더라.

뭐야. 내 마음 읽힌 줄 알았다.

나의 디폴트도 항상 블루인데 ...

 

원래 가지고 있던 블랙 컬러 라미 사파리가 F촉이라,

비스타는 ef촉을 주문했던 터라 시필하는데 두근두근했다. 

과연 날렵하고 속도감 있게 써지더라.

진짜 맘에 들었다.

1. 그립감이 좋은 것과 2. 잉크가 물 흐르듯이 나오는 점이  

글씨 쓸 때 힘주는 습관을 고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올해 필기구 라인업

 

라미 사파리 블랙에는 블랙 카트리지, 

라미 비스타 클리어에는 라미 블루 카트리지,

 

20년도 더 된 파카 만년필에는 파카 퀑크 블루블랙을 넣어 두니

마음이 대궐집 부자가 된 기분이다.

 

왼쪽 사진에서 맨 오른쪽 만년필은 모나미 올리카다.

한창 플래티넘 만년필에 빠져 있을 때 함께 샀던 것. 

제일 더디게 써서 아직 남아있다. (플래티넘은 다 씀)

쭉쭉 잘 나가는 부드러운 필기감을 지녔고,

올리브그린 컬러가 가끔 쓰면 기분전환이 된다. 

(그런데 만년필이라기보다는 잉크젤 쓰는 느낌으로 쓴다. )

 

오른쪽 사진.

사쿠라젤리롤 레드, 블루.

(이 블루컬러 진짜 사랑이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파란색이다)

무인양품 5색 멀티펜 (몇 번 떨궜더니 체결부위 깨져서 마스킹테이프 감아놓음)

블랙윙 두 자루,

그리고 다이소 돌려 쓰는 지우개펜 (이거 좋다) 

 

이렇게 올해 데일리 필기구는 얼추 다 구비된 것 같다. 

어제 병잉크도 넉넉히 주문해뒀다.

( 파카 퀑크 블루블랙 57ml를 가지고 있고 

라미 블루30ml, 블랙30ml, 그리고 터키옥색50ml이 오고 있다.)

모든 채비가 끝나갈 때 느낌,

이제 물러설 데가 없다. 

콸콸 쓰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