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 픽션과 세븐스 에비뉴.
몇년간 앤아더스토리즈 핸드크림을 주주장창 쓰고 있었다.
앤아더스토리즈 바디제품들은 향이 세다.
그게 좋아서 쓰다가 그게 싫어서 사용을 중단하게 되는 이치.
앤아더스토리즈 핸드크림류는 바르는 즉시 잘 스미는,
묽은 바디로션 타입의 핸드크림이라 무난했다.
그치만 건조함을 꽉 잡아줄 정도의 수분감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도 손을 자주 씻으니까 250ml 용량이라는 점이 좋았고,
유분막이 거의 생기지 않아서 끈적임이 없어 좋았다.
아무데나 두고 펌핑해서 쓸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뚜껑 열었다 닫았다 너무 귀찮거든.
여러모로 앤아더스토리즈 핸드크림은
여름에 쓰기 좋은 것 같다.
여튼 엊그제 남아있던 핸드크림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쓰고
새 핸드크림을 딴 김에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L:A BRUKET의 뜻:
"라부르켓은 2008년 스웨덴 서부 해안가 마을 바르베리에서 모니카와 맛스 요한손 부부가 설립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라부르켓은 스웨덴어로 '작은 공방'이란 뜻이다"
그렇군.
'공방에서 작업한 후 거칠어진 손을 보습해줄 크림'이 컨셉인 것 같았다.
이솝 핸드크림처럼 라부르켓 핸드크림 또한 물감 튜브 형태이다.
언제부터 물감 튜브가 에코 프렌들리 자연주의의 표상이 된 것인가.
악력에 따라 70미리가 65미리가 되는 물감 튜브처럼 생긴 핸드크림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데,
나중에 옆구리가 동시 다발적으로 터질 일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만간 튜브 짜개 구입 예정)
그리고 꾸덕한 밤 형태라면 그나마 양을 컨트롤 하기 수월한데
라부르켓의 경우에는 훨씬 묽은 타입이라 생각보다 많은 양이 나와 버려서
핸드크림 바를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이런 스릴 취향이신 분에게 추천)
셋을 비교해 보자.
용기의 유연성: 록시땅> 라부르켓 > 아비브
같은 튜브 타입이라도 록시땅처럼 유연한 재질로 만들면 안 되나 싶은 거다.
아비브 꽤 썼는데, 크림 짤 때마다 한숨 난다.
라부르켓 핸드크림의 밀도는 로션에 가깝다.
그에 비하면 록시땅은 연고에 가까운 밤 타입이다.
아비브(부활초 크림)와 록시땅은 비슷한 밀도와 점도를 가지고 있는데
발림성은 아비브가 더 좋다.
그에 비해 록시땅은 겉도는 느낌.
따라서,
밀도: 록시땅 > 아비브 > 라부르켓
발림성: 라부르켓 > 아비브 > 록시땅
라부르켓은 즉시 흡수되고, 그에 비해 록시땅은 얹히듯이 발린다.
라부르켓이 수분 타입이라면, 록시땅은 유분 타입이다.
요즘처럼 건조하고 추운 시기에 더 어울리면서
극건조를 잠재우길 원한다면 록시땅쪽이 더 나은 선택인 것 같다.
손이 부들부들해지고 윤광이 난다.
라부르켓의 수분 지속력도 나쁘지는 않다. 촉촉함이 꽤 유지된다.
끝으로 향에 대해서. 라부르켓 스푸루스는 내가 극호하는 향이다.
달큰함이 0에 수렴하는 숲냄새. 풀냄새.
Spurus스푸루스는 에버그린에 속하는, 가문비나무를 뜻한다.
그러고 보면 여린 레몬을 끼얹은 솔의 눈 냄새가 나는 것도 같다.
이런 향기가 남자친구에게서 났으면 좋겠다는 싶다는 후기를 봤는데
나는 이런 향이 내 몸에서 나면 좋겠다.
고전템인 록시땅 오리지널 핸드크림을 오랜만에 발랐는데 (리뷰 쓰려고 새 거 오픈)
캐모마일 천송이 짓이긴 냄새에 파란뚜껑 니베아의 파우더리한 향이 났다.
베이비 로션의 숨막히는 냄새. 확실히 좋아하는 향이 아닌데 희한한 게 모냐면,
언젠가 한동안 질기게 썼던 핸드크림이라 뇌가 추억의 냄새로 명명했다는 거다.
그리운 냄새였다. 뭐가 그리운지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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