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비

라부르켓 221 핸드크림 스푸루스: 솔의 눈을 좋아하세요?

조구만 호랑 2022. 1. 13. 06:15

한동안 쓰던 앤아더스토리즈 바디 제품들 

 

  오늘 들어가 보니 세일을 하고 있음 

 

 

피그 픽션과 세븐스 에비뉴. 

몇년간 앤아더스토리즈 핸드크림을 주주장창 쓰고 있었다. 

앤아더스토리즈 바디제품들은 향이 세다.

그게 좋아서 쓰다가 그게 싫어서 사용을 중단하게 되는 이치. 

 

앤아더스토리즈 핸드크림류는 바르는 즉시 잘 스미는,

묽은 바디로션 타입의 핸드크림이라 무난했다.

그치만 건조함을 꽉 잡아줄 정도의 수분감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도 손을 자주 씻으니까 250ml 용량이라는 점이 좋았고,

유분막이 거의 생기지 않아서 끈적임이 없어 좋았다.

아무데나 두고 펌핑해서 쓸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뚜껑 열었다 닫았다 너무 귀찮거든. 

여러모로 앤아더스토리즈 핸드크림은  

여름에 쓰기 좋은 것 같다.

 

여튼 엊그제 남아있던 핸드크림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쓰고 

새 핸드크림을 딴 김에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스웨덴의 서쪽 해안 지역에서 만들어졌다는 컨셉이구나.

 

L:A BRUKET의 뜻:

"라부르켓은 2008년 스웨덴 서부 해안가 마을 바르베리에서 모니카와 맛스 요한손 부부가 설립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부르켓은 스웨덴어로 '작은 공방'이란 이다"

 

그렇군.

'공방에서 작업한 후 거칠어진 손을 보습해줄 크림'이 컨셉인 것 같았다. 

 

 

이솝 핸드크림처럼 라부르켓 핸드크림 또한 물감 튜브 형태이다.  

언제부터 물감 튜브가 에코 프렌들리 자연주의의 표상이 된 것인가.  

 

악력에 따라 70미리가 65미리가 되는 물감 튜브처럼 생긴 핸드크림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데,

나중에 옆구리가 동시 다발적으로 터질 일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만간 튜브 짜개 구입 예정) 

그리고 꾸덕한 밤 형태라면 그나마 양을 컨트롤 하기 수월한데

라부르켓의 경우에는 훨씬 묽은 타입이라 생각보다 많은 양이 나와 버려서 

핸드크림 바를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이런 스릴 취향이신 분에게 추천)

 

록시땅 30ml : 라부르켓 70ml : 아비브 75ml 

 

셋을 비교해 보자.

 

용기의 유연성: 록시땅> 라부르켓 > 아비브

같은 튜브 타입이라도 록시땅처럼 유연한 재질로 만들면 안 되나 싶은 거다. 

아비브 꽤 썼는데, 크림 짤 때마다 한숨 난다. 

 

라부르켓 핸드크림의 밀도는 로션에 가깝다. 

그에 비하면 록시땅은 연고에 가까운 밤 타입이다. 

아비브(부활초 크림)와 록시땅은 비슷한 밀도와 점도를 가지고 있는데 

발림성은 아비브가 더 좋다.

그에 비해 록시땅은 겉도는 느낌. 

 

따라서, 

밀도: 록시땅 > 아비브 > 라부르켓

발림성: 라부르켓 > 아비브 > 록시땅

 

라부르켓은 즉시 흡수되고, 그에 비해 록시땅은 얹히듯이 발린다. 

라부르켓이 수분 타입이라면, 록시땅은 유분 타입이다. 

요즘처럼 건조하고 추운 시기에 더 어울리면서 
극건조를 잠재우길 원한다면 록시땅쪽이 더 나은 선택인 것 같다. 

손이 부들부들해지고 윤광이 난다. 

라부르켓의 수분 지속력도 나쁘지는 않다. 촉촉함이 꽤 유지된다.    

 

끝으로 향에 대해서. 라부르켓 스푸루스는 내가 극호하는 향이다.

달큰함이 0에 수렴하는 숲냄새. 풀냄새. 

Spurus스푸루스는 에버그린에 속하는, 가문비나무를 뜻한다. 

그러고 보면 여린 레몬을 끼얹은 솔의 눈 냄새가 나는 것도 같다. 

이런 향기가 남자친구에게서 났으면 좋겠다는 싶다는 후기를 봤는데 

나는 이런 향이 내 몸에서 나면 좋겠다. 

 

고전템인 록시땅 오리지널 핸드크림을 오랜만에 발랐는데 (리뷰 쓰려고 새 거 오픈)

캐모마일 천송이 짓이긴 냄새에 파란뚜껑 니베아의 파우더리한 향이 났다.

베이비 로션의 숨막히는 냄새. 확실히 좋아하는 향이 아닌데 희한한 게 모냐면,

언젠가 한동안 질기게 썼던 핸드크림이라 뇌가 추억의 냄새로 명명했다는 거다.  

그리운 냄새였다. 뭐가 그리운지 모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