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고 인정했다.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없다.
나는 단촐하고 멀끔한 무인양품st.과는 거리가 멀다.
나는 방 구조를 자주 바꾸길 좋아하고 한밤중에 갑자기 땀을 흘리며 침대를 옮긴다.
나는 컨셉추얼한 분위기에 (평생) 빠져 있다. 나는 사진을 찍을 때 거슬리는 물건들을 옆으로 슬쩍 밀치는 사람이다.
나는 보이는 곳을 치우느라 보이지 않는 곳에 짐을 쌓아둔다. 나는 반짝이는 걸 좋아하고 번쩍이는 건 사랑한다.
반면. 나는 백색등을 싫어한다.
나는 내방 천장 LED 형광등을 떼어내 김치 냉장고 옆에 숨겨 놓은 사람이다.
나는 어두운 방을 좋아하고, 캔들과 간접 조명 10개의 유용성을 아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이런 내가 한창 유행하던 선셋 조명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선셋 조명에 몇 만원을 태워버릴 마음도 없었다.
정답은 알리익스프레스였다.
https://ko.aliexpress.com/item/1005003122328763.html?spm=a2g0o.9042311.0.0.27424c4dD4tAjn
처음에 옵션이 세 개 있어서 당황했다.
이 페이지에 들어가면 상품 설명에 이런 문장들이 있을 것이다.
3 종류의 인기 선셋 램프 선택할:
1. 스마트 응용 프로그램으로 휴대 전화의 블루투스 기능에 의해 제어, 당신은 응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야합니다. 음악 리듬과 타이밍 기능으로. 색상을 조정하거나 휴대 전화의 밝기를 다룰 수 있습니다. 또한 빛을 제어 할 수있는 IR 리모콘이 있습니다.
2. IR 원격 및 4 컬러 필터 더 색상을 만든 도움으로 필터.
3. 아니 원격 또는 응용 프로그램, 당신은 필터를 변경하여 색상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얻을 수있는 적어도 4 가지 색상이 있습니다.
난독증 와서 한참 읽었다. 그리고 1번을 택했다.
16가지 색상, 앱과 리모컨 둘 다로 제어 가능한 모델을 원한다면
편하게 1번 옵션으로 가면 된다.
2,3번은 무슨 옛날 셀로판지 필터 같은 걸 4개 주는데
그걸 조합해 끼워서 컬러를 만들어 내야 하는 모양이었다. 롸?
때는, 2021년 11월 9일. 전주 가는 차 안이었다.
동생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첫 고속도로 운전을 하는 동안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알리익스프레스 주문을 감행했다.
그리고 11월 17일 정오에 물건을 받았다. (8일쯤 걸림)
내용물은 단촐했다.
솔직히 포장이 너무 대담하다 싶을 정도였어서,
조명이 깨져 있을까봐 두려움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뭔 재주인지 멀쩡하게 왔다.
케이블이 120Cm라는데 더 길었으면 좋았겠다싶다. USB 타입이다.
리모컨 보면 4가지 세팅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광란의 파티가 아니라면(설령 파티라해도) 별로 중요한 기능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뭔 차이인지 모르겠고
모드 설정을 해놓으면 혼이 나가고 눈이 멀 것 같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는 리모컨으로 제어했다.
블루투스 앱을 실행해 보기로 했다.
앱 이름이 거창하다.
아우라LED.
받았으면 해 봐야죠.
컬러휠을 돌려서 몇 가지 실행해봤다.
마음에 든다.
리모컨은 솔직히 어떻게 쓰는지 와닿지 않는다.
미술시간에 배웠던 빛의 조합들을 떠올려 보려고 애를 쓰지만
자꾸 실험쥐처럼 아무거나 눌러보게 된다.
반면 앱의 컬러휠은 꽤나 직관적으로 원하는 컬러를 뽑아준다.
만원 초반으로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봄.
(게다가 무료배송)
책상 근처에 두면 이런 느낌이다.
컬러휠을 이용하면 더 섬세한 조합도 가능하다.
광기 어린 붉은색이 의외로 마음에 들었다.
정신과 시간의 방.
새해가 되었는데도 무엇 하나도 새롭지 않고
일상이 기이할 정도로 지루하신 분,
ㅎㄱㅇ에게 전화올 때마다
휴대폰을 내던져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분이라면
당신은 리프레시가 필요합니다.
적은 돈을 들여 데스크테리어 하고픈 분과
카멜레온 영혼을 가지신 분에게 추천하는
16색 LED 선셋 조명.
고민은 배송만 늦춘다는 말은,
알리 익스프레스의 묘지명이 되어야 합니다.
(중국 배송 일주일 걸린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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