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비

모토라 세리나: 겨울의 얼굴

조구만 호랑 2022. 1. 7. 07:09

*

한여름 사진에서도 입김이 보이는 것 같고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사람. 

 

얼음이 그린 겨울의 얼굴,

모토라 세리나의 사진을 모아 보았다. 

 

분명한 게 하나도 없는데, 

흐릿함으로 이렇게 독보적이라니.

 

 

이 사진은 영화배우 장진영이 생각난다.

 

어쩔 수 없이 데본 아오키 생각도 난다.

 

좋다고도 싫다고도 말할 수 없는 회색지대의 표현.

 

그래서 보면 볼수록 진실에 가까워 보이는 것 같다,

표정이 없는 얼굴을 가진 사람은.

 

무기력해 보인다는 표현이 따라다니는 이 얼굴에서

나는 다른 것들도 보았다.

 

무구함과 

퉁명스러움. 

 

 

어린아이의 얼굴이면서 지치고 지쳐서 아주 늙어버린 얼굴.
이 사진은 신기하다. 엄마가 여수에서 찍어줌.jpg인데 묘하게 생활감이 느껴지지 않아.

방금 알에서 깨어난 새처럼 어딘가 좀 의아한 표정을 제일 잘 짓는데,

아기 같다가도 동시에 섬뜩하기도 하다.

웃자란 아이같고 

원치 않는 시기에 너무 많은 걸 알아버린 사람 같다.

호러 영화 나오면 좋겠는데. 

무게감이 없고 
속셈을 알아차릴 수 없게 아주 영악해 보이기도 하고,
오래전에 태어난 ...  쇼와시대의 코이비토 같기도 하다.

<킬링이브> 혹은 <구경이>에 잘 어울릴 것 같은.

 

<구경이>에서 김혜준 배우가 했던 역을 하면 어떨지

눈을 가늘게 최소한으로 뜨는 것과, 

결점을 가리지 않는 것이 좋다. 

 

언제나 변화무쌍함 속에 있는 것.

 

대체로 길을 잃고 고군분투중인 표정이지만 
패셔너블한 연쇄살인마의 분위기도 가지고 있다
스탠드 코드가 살인도구가 될 수 있지 않나
자아 같은 것은 묻어두고 
있는 힘껏 다른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

 이 가늘고 연약한 얼굴은, 다른 곳으로 가려는 얼굴이다.

매번 다른 존재가 되는 얼굴.

 

 

사실 즐거운 사진도 많은데. 다음 기회에!  

 

* 더 많은 사진이 보고 싶은 분은 -> 모토라 세리나님의 인스타그램으로 @sereeeenam 

https://lulamag.jp/fashion/art-and-culture/beauty/lulabooks/serena-motola/book-signing/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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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에 화보집이 나온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