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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사진에서도 입김이 보이는 것 같고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사람.
얼음이 그린 겨울의 얼굴,
모토라 세리나의 사진을 모아 보았다.
분명한 게 하나도 없는데,
흐릿함으로 이렇게 독보적이라니.
좋다고도 싫다고도 말할 수 없는 회색지대의 표현.
그래서 보면 볼수록 진실에 가까워 보이는 것 같다,
표정이 없는 얼굴을 가진 사람은.
무기력해 보인다는 표현이 따라다니는 이 얼굴에서
나는 다른 것들도 보았다.
무구함과
퉁명스러움.
방금 알에서 깨어난 새처럼 어딘가 좀 의아한 표정을 제일 잘 짓는데,
아기 같다가도 동시에 섬뜩하기도 하다.
웃자란 아이같고
원치 않는 시기에 너무 많은 걸 알아버린 사람 같다.
호러 영화 나오면 좋겠는데.
<킬링이브> 혹은 <구경이>에 잘 어울릴 것 같은.
눈을 가늘게 최소한으로 뜨는 것과,
결점을 가리지 않는 것이 좋다.
언제나 변화무쌍함 속에 있는 것.
이 가늘고 연약한 얼굴은, 다른 곳으로 가려는 얼굴이다.
매번 다른 존재가 되는 얼굴.
* 더 많은 사진이 보고 싶은 분은 -> 모토라 세리나님의 인스타그램으로 @sereeeenam
https://lulamag.jp/fashion/art-and-culture/beauty/lulabooks/serena-motola/book-signing/2021
작년 10월에 화보집이 나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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