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비

서핑 이야기, 풍덩 빠진 사랑 이야기. 책 <아무튼, 서핑>

조구만 호랑 2023. 2. 9. 00:09

이 책에는 "그대, 패들링을 멈추지 말아요" 라는 부제가 붙어 있더라. 

난 서핑을 해본적이 없다.

한 번 하면 분명 내가 좋아할 스포츠라고 확신하며

주구장창 서핑에 대해 생각만 하고 있는 사람인데도.

이 책 몇 페이지 읽다가 울컥했다. 왜 눈물이 났을까.

너무 당연하지만 서핑에 대한 이야기가 

결국 삶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기 때문이겠지. 

 

이 책 읽고 

무언가를 깊이 좋아한다는 건

진짜 무서운 일인 것 같다고 다시금 생각했다.

또 다른 세계가 열리면 그 전으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 

멀쩡하게 잘 살아 왔으면서 

갑자기 이게 없었을 때 어떻게 살았는지를

전혀 떠올리지 못하게 되는 일 같은 거. 

그것으로 인해 소중한 사람들이 생기고 

그러고 보니 세상 모든 것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달아 버리는 일.

진짜 무서운 일이잖아.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은

그것 자체가 보상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계속하기 너무 두려운 일이기도 한 거지.

 

엊그제 오랜만에 달리기를 하다가

아- 달리기의 보상은 달리기 자체구나 라는 걸

내가 새삼 느꼈던 것 순간처럼.

 

뭐 좀 가볍게 입덕을 했는데

어느 날부터 그냥 갑자기 세상 자체에 대한 지평이

완전히 바뀌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에세이는 공공장소에서는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별안간 엉뚱한 대목에서 눈물이 찔끔 나는 에세이다. 

 

 

그리고 파도를 탄다는 건

정말로 멋진 일인 것 같다. 

 

눈 오는 바다에서 하는 서핑은 어떤 느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