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사용기: 대만족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예쁘다.
(2) 터치 아이디 매직 키보드의 편리함이 상상 그 이상.
(3) 기타: 애플 생태계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누릴 수 있음.
아쉬운 점.
(1) 퍼플 컬러 질릴까 했는데 아직 안 질렸다. 근데 다시 사라면 실버로. ^ ^
(2) 급하게 매직 마우스 옵션으로 구매했는데, 트랙패드에 길들여진 자로서 트랙패드 옵션으로 사면 더 좋았겠다 싶다.
매직 마우스는 아직도 뒤집힌 채로 충전된다. 슬픔이란 뒤집힌 매직 마우스이다.
(3) 더 빨리 사지 않은 것. 농담 같지만 사실이다.
우연히 펼쳐 본 그 날의 일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돈 쓰면서 돈 쓸 계획을 세우고 자빠졌어 ... 퍽도 계획적이다.
나는 RH+ B형 소양인 양자리 개띠 INFP 인간으로서... 계획? 계획? 계획? 웃기고 있다.
지금 눈 앞의 무언가를 입에 넣고 씹으면서 초조하게 다음 끼니를 생각하던 동생을
평소에 아주 재밌다고 생각한 건 사실이다만.
조선시대의 유배지를 현대화 하면 아마 이런 모습일 것이다.
코로나로 밖에 못 나갈 때 여기 앉아서 줄창 커피를 마셨다.
마시고 또 마시고 ...
안빈낙도가 그냥 감겨오데 ...
낮에는 음악 듣고
밤에는 책 읽고 뜨개질 하고 그랬다.
아이맥m1을 산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 하실 지도 모르겠는데, 솔직히 할말이 없다.
애초에 다른 선택지가 나에게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
평소에는 사과 마크 ㅇㅇ 살게. 였는데, 이번에는 사과도 없더라구. 근데 그냥 샀어.
오래된 컴퓨터를 정말로 바꿀 때가 되었고, 마침 입금이 됐고, 애플이 신제품 발표를 하더라.
내가 하는 작업들을 생각하면 굳이 이 정도의 사양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왜 그랬을까.
내가 하고 싶었던 건 소비가 아니라 탕진이기 때문이다. 그것 말곤 설명이 안 된다.
구형 할멈 맥북에어가 발열로 터지려고 할 때마다 마음 졸이며 살았던 게
이렇게 보복을 하고 만 것인지도.
버티면 나중에 보복 당한다. 나 자신에게.
그러니까 사람이 평소에도 너무 졸라매면 안 된다.
걍 느긋하게 한 70% 정도로 느긋하게.
아이폰6에서 12pro로,
구형 맥북에어에서 아이맥m1으로 건너오고부터
삶의 해상도가 정말로 올라갔다.
그간 그럭저럭 버티며 살았던 건 그만의 이유가 있었고 스스로 납득한다.
그러나 이제 비로소 현대인이 된 기분이라면. 제자리에 안착한 느낌이라면.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아마 이 느낌이 애플 제품의 핵심 아닌가 싶다.
올여름 7월의 불쾌지수를 지속적인 소비로 근근히 견뎌 내면서,
한편으로는 이 좋은 느낌, 이게 바로 이 세계의 문제구나 그랬다.
하나만 해 좀.
13인치 랩탑을 쓰던 시절은 까맣게 잊고 이제 24인치가 작게 느껴질 지경.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고, 좋은 것이 생기면 더 좋은 것을 바라게 된다.
언제나 충분한 정도에서 만족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말이다.
끝으로,
다들 아름다운 데스크탑 배경화면은 어디서 구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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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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