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비

책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읽고 (feat. 캐서린 스위처)

조구만 호랑 2022. 4. 7. 02:22

왼쪽은 빌렸고 오른쪽은 못 빌렸네 
그리고 오늘 얘기할 책,

 

엊그제 도서관에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을 빌렸다.

<그녀가 달리는 완벽한 방법>(카트리나 멘지스 파이크, 2017, 북라이프)도 함께 빌리고 싶었으나

이 도서관에는 없었다. 아니 책이 왜케 없냐고.

내가 빌리려는 책이 도서관에 있는 경우는 내가 희망도서를 신청한 경우고...

오래된 좋은책들도 좀 비치해주면 좋겠는데 근간 3년으로 한정해서 신청 받고. 불합리의 극치야.  

암튼 각설하고.

대신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안정은, 2019, 쌤앤파커스)를 함께 빌려 왔다. 

청박으로 러닝이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는 게 마음에 들었고,

나는 여성이 경험한 일에 대해 쓴 책을 좋아하는데 

달리기에 대해 쓴 책도 좋아한다. 

그러니 여성이 쓴 달리기 책은 어떻겠어. 

도서관에 비치된 책은 띠지가 모두 제거되니까 몰랐는데 

지금 보니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가 광고 문구였구나. 

이 문구가 과장이 아니라는 걸

책을 펼치기 전부터 아는 기쁨.

 

어제 가볍게 5K를 달리고, 샤워를 하고, 머리에 수건을 둘둘 말고 

머리카락이 어느 정도 마를 때까지만 읽어보자 - 

하는 마음으로 펼쳤다가 단숨에 다 읽었다.

과연.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재차 확인하는 독서는 감미롭구나. 

 

 

육상선수 김도연 님의 추천사부터가 인상적이었다. 

 

"달리다 힘들면 '내가 운동만 하는 기계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감정은 달리기로 이겨낼 수 있다. 이것이 달리기의 딜레마이자 매력" (4p)

 

이거 진지한 글인데 너무 웃겼다.

담담하게 너무 맞는 말이어서.

달리기 때문에 힘이 드는 걸 

달리기로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 대체 무슨 말이야. 

근데 이거 진짜다. 진짜라서 무섭다. 

내가 맨날 회복러닝 운운하는 거 그거 진짜거든. 

 

 

지금은 길 찾기 어플에서 "직선거리 3km"하면 이렇게 생각한다.

'뛰어가면 15분 걸릴 거리인데..., 버스를 타면 25분이나 걸린다고?

시간 낭비네. (116p) 

 

이 부분 너무 공감했다. 

너무너무라고. 

하물며 원래도 나는 '탈 것'(비행기 제외)에 실려 가는 것을 싫어하고 

하루에 최소 만오천보는 걸어야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에너지가 뻗치는 인간이어서 

어디든 걸어 다니곤 했는데 이제 걸을 수가 없다.

걷기는 너무 정적이어서. 

정신 차리면 슬슬 뛰고 있다. 

 

110-111p
261번 배번호를 달고 달리는 캐서린 스위처 최초의 여성 마라토너 캐서린 스위처를 끌어내려는 사람들 

 

그리고.

1967년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한 캐서린 스위처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웠다. 

 

매일 저녁 어두운 길을 혼자 달릴 때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나는 지금 최초로 달린 사람의 뒤를 이어 달리고 있는 거라고.

 '마라톤은 혼자 달리지만 외롭지 않은 아이러니한 운동"(161p)

이라는 저자의 말을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어쩌면 모든 달리기는 이어 달리기 아닐까. 

 

아무래도 역병이 돌고 이 사달이 나기 1년 전,

2019년 3월에 출간된 책이다보니

책에 실린 사진 속 사람들이 다 노 마스크로 웃고 있는데 ...  

코로나 이전 아주 먼 과거를 여행 온 것처럼 기분이 이상했다.

마스크 없이 달리는 사람들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근데 마스크 없이 달리면 기록 더 빨라질까? <- 이 궁금증은 이 책도 해결을 못해주네)   

 

어쨌든 마스크가 있든 없든

달리기가 여전히 '저렴한 마음 치료제'(160p)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임.

뛰고 나면 뇌에서 호르몬파티가 열리는데 어캄.  

 

끝으로,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 (208~210p)

 

살 빼려면 '모닝런',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 '저녁런'이 좋다.

 

이른 아침에 호르몬 분비가 왕성하고

자율신경계는 오전부터 점심시간 사이 원활하며 

심박수는 점심 무렵 최고치고 

최대산소섭취량은 오후에서 저녁시간이 최고치이기 때문에

저녁에 달릴 때는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그리고 1kg 감량할 때마다기록이 1분 빨라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나이키 스캔들>에서 본 거지만 확인 사살 당한 기분.  요새 살을 빼고 싶은 욕구는 땅을 파고 들어갔는데 기록 욕심은 그득해서 어쩌면 그것 때문에 살을 뺄지도. 

 

플로거plogger에 대한 소개도 나왔다. (211p)

*플로거: 플로깅을 하는 사람.

*플로깅: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는 조깅.  스웨덴어 Plocka upp(줍다) + jogging(달리기)의 합성어.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이 책의 저자 안정은 님은 유튜브 채널 '러닝전도서 안정은'을 운영중. https://www.youtube.com/channel/UCmzT_oca6TFNSh_1xJ4osGg/about 

 

러닝전도사 안정은

RUN + Wanderlust Wish to run and travel far away and to many different places.

www.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