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비

붉은 수색이 좋더냐? 딸기차 비교 런던프룻 스트로베리&바닐라 추천

조구만 호랑 2022. 1. 20. 06:02

티팟: 사마도요 1200ml. 


책상의 왼편은 항상 비워둔다. 

컵과 티포트를 방치할 자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나는 카페인 인간이어서  

자기 전에도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입맛을 다시곤 한다. 

어느날부터 이 버릇이 생겼는데 한 번 생기니까 사라지지 않아. 

 

그러니까 이런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면 무엇을 하겠나요?

뭐에 씌여 조종 당하는 사람처럼 커피를 내린다.

눈이 좀 떠질 무렵 커피를 300미리 정도 마신다.

그리고 여기서 문제 발생.  

커피 한 잔이 더 많은 커피를 부르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몸의 요구에 충실해지면 고장이 난다는 걸 나는 이미 안다.

급격히 잠을 못 자게 되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차를 마시려고 노력했다. 

하루에 마셔야 할 수분 할당량을 커피로 채워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난 후부터 (나 빼고 모두 알더라)

물 대신 카페인이 없는 허브차, 곡물차를 마시려고 노력했다. 맹물이 안 넘어가서 그랬다.  

너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홍차도 좋아하는데, 홍차에는 카페인이 있잖습니까.

과연 내가 좋아하는 건 카페인일까 생각해 볼 문제다.

 

 

하여튼. 그렇게 갱생의 나날을 보내던 중에 

희한하게도 허브차나 곡물차가 역한 느낌이 날 때가 있었다. 

그나마 좋아했던 건 셀레셜시즈닝스의 그 유명한 뱅갈호랑이차와 블랙체리베리였는데

이건 또 직구를 해야하는 귀찮음이 있었다.

(그치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뱅갈스파이스는 시나몬을 좋아하고 한기가 자주 드는 사람에게 강추. 

 칼로리 없는데 특유의 단맛이 있어서 갑자기 기운이 솟는 고마운 차다.)

 

 

 

그러다 런던프룻 과일차에 빠지게 됐다.

쿠팡에서 만오천원 정도에 구입했다. 물처럼 마시기 괜찮은 가격에, 

박스 안에 8가지 종류의 과일차가 각 10개씩 들어 있어서 

매일 다른 컬러의 물을 마실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었다. 

 

오른쪽 사진ㅡ 스파이스 오렌지, 복숭아 파라다이스, 사과 시나몬, 레몬 진저는

결국 마시지 않아서 남은 것이다. 다른 네 가지는 다 마셔서 사진이 없다.

이 박스를 비워가는 동안 차 입맛을 찾았달까?

내가 베리형 입맛이라는 걸 알게 됐다.

전에 위타드 블루베리티를 직구해서 좋아라하며 마신 적이 있는데. 

힌트를 놓치고 있었던 것. 나는 신맛을 좋아한다.

어쩌면 신맛에 둔한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라즈베리, 블루베리, 블랙커런트, 그리고 대망의 스트로베리&바닐라를 중점적으로 조졌다...

 

이 베리 군단에도 각각 설명하기 뭐한 아주 미묘한 특징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마실 수 있었다.

과일차라고 하면 향긋하고 달큰한 걸 상상할 수도 있는데,

보통은 토레토의 밍밍함보다 더 밍밍한, 그것의 1/10 정도의 플래버를 상상해야 한다. 

맛이 아니라 향에 가까운...

런던프룻 과일차는 지금껏 마셔본 어떤 과일차보다 액센트가 있고

뭔가를 구현하려고 한 흔적이 보여서 좋았다. 덜 역하고 마실만 했다. (개인차)

아마 단맛의 배합을 적절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나는 박스가 찌그러져서 왔다.

 

자체 샘플링의 결과를 반영해 스트로베리&바닐라만 두 통 재구매했다. 

한 박스에 20개의 티백이 들어 있다.

런던프룻 스트로베리&바닐라의 성분표는 다음과 같다. 

히비스커스, 사과, 블랙베리잎, 말토덱스트린, L-주석산, 감초뿌리, 구연산, 로즈힙, 딸기1%, 천연향료(딸기향), 바닐라분말0.5%, 천연향료(바닐라향).

다시 마셔도 맛있었다.

아마 40티백을 모두 마시면 다시 재구매 하지 않을까. 

 

그렇게 딸기차에 마음이 활짝 열린 나는

야금야금 마트에 갈 때마다 딸기차를 샀다.  

 

프리다칼로의 흰자가 보이네요.

 

수색이 다르다. 

(왼) 런던프룻 스트로베리앤바닐라: 버건디레드. 

(중간)이디야 스트로베리루바브: 오렌지레드.  

(오) 담터 딸기 히비스커스: 푸시아레드.  

 

이 수색에 무슨 차이가 있냐고 묻는다면  런던프룻 겨쿨, 이디야 갈웜, 담터 여쿨이라고 생각해 주길.

각각 러시안레드, 칠리, 루비우 컬러 정도로 보였다고.  

차를 목구멍으로 넘기기 전에 눈으로 마시는 인간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한다.   

그를 위해 써둔다.

 

오른쪽 담터 딸기 히비스커스는 콜드브루티라서 찬물에도 잘 우러난다고 한다.

그 성능을(?) 느끼고 싶은데 지금은 수족냉증이 제철이라 시도하지 못했다.

담터 딸기차의 가장 큰 특징은 단맛이 풍성하게 느껴진다는 점.

역시 과일차는 이 단맛의 배합이 관건이라는 생각이 또 들었다.

삐끗하면 잠깐 과일을 감쌌던 종이를 우린 맛이 나기 십상이다. 

여름에 술에 타 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대번 들었고, 

탄산수에 타 마셔도 좋을 것 같다. 

담터 콜드브루티 딸기히비스커스 성분표는 다음과 같다:

히비스커스, 합성향료, 딸기농축분말. 수크랄로스(감미료), 효소처리스테비아.

단맛을 대체당으로 냈다. 

 

가운데 이디야 스트로베리루바브는 루바브 뿌리가 들어간 게 특징이다. 

루바브는 시베리아 남부에서 자라는 신맛이 특징인 허브의 뿌리라고. 

전부터 동생이 이디야에서 자주 티를 마시길래 유심히 봤는데 이디야가 티 배합을 잘하는 것 같다.

분명 이 딸기차도 여린 단맛이 있었기 때문에 성분표를 봤다. 

이디야 스트로베리 루바브의 성분표는 다음과 같다:

사과, 히비스커스, 로즈힙, 딸기2.9%, 첨차잎, 천연향료(딸기향), 레몬버베나잎, 페퍼트리열매, 모란꽃잎, 장비꽃,

루바브잎1%, 천연향료(라임향), 천연향료(바닐라향), 수레국화꽃잎, 천연향료(루바브향), 합성향료(샴페인향).

범인은 첨차잎이었다. Rubus Suavissimus Leaf Extract. 이파리 모양이 대마처럼 생김. 

중국에서 나는 단맛이 나는 잎이라는 것 같고, 이걸로 단맛을 낸 듯 하다. 

 

끝으로 티백 비교. 

 

 

내용량.

이디야 1.5g 런던프룻 2g 담터 1.5g .

아주 근소한 차이긴 하지만 영국은 티 용량에서 뒤진 적이 없다.  

 

티백 재질을 살펴 보자면, 런던프룻의 티백 재질은 종이이고, 담터의 티백 재질은 펄프라고 적혀 있다.  

둘 다 종이다.

이디야는 티백 10개가 은박지 안에 벌크 형식으로 담겨져 있는 포장을 선택한 대신,  

삼각 피라미드 티백에 내용물을 담았다.

피라미드 티백은 폴리아미드 소재로 되어 있다. 플라스틱이다.

 

나는 삼각 티백을 좋아하지 않는다. 

종이 티백은 뜨거운 물을 부으면 종종 터진다. 나도 그걸 안다.

맨 처음 티백의 내구도를 높이기 위해 종이가 아니라 플라스틱에 넣어보자고 생각한 사람은 얼마나 기뻤을까.

티백에 쓰이는 플라스틱은 식품 용기에 쓰이는 것과 같은 종류로 열에 강하고 인체에 무해하다고 한다.

완벽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아래 기사 참고)

 

문제는 그 플라스틱이 인체에 얼마나 어떻게 나쁜지 구체적인 연구 내용이 없어서

기업들이 여전히 사용한다는 것에 있다. 

인체만이 문제인가 생각하게 되는 지점이다. 해양 생물은요? 

어차피 우린 모두 연결되어 있다 ... 

아쉽지만 피라미드 티백을 재구매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종이 티백도 대부분 플라스틱 코팅을 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기사 참고)  

종이 티백까지 불매할 수 없을 것 같다.

실천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티팟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티백이 터지면 어쩐지 안심이 되기 시작했던 게.  

티백이 터진 것은 그냥 티백이 터진 거니까.

눈앞의 작은 폭발이 보이지 않는 곳에 누적되는 불안보다 차라리 낫다.  

딸기차로 시작해서 폭발로 끝나니까 좀 뭐하긴 한데,

결론: 올 겨울에는 런던프룻 딸기차를 드셔 보세요.

차 한잔을 마시는 여유를 잊지 마시길.  

 

[참고기사]

 

티백제품과 미세 플라스틱 & 나노 플라스틱  https://www.yna.co.kr/view/AKR20190926144300009

 

"티백 제품, 끓는 물에서 다량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 나와"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간편하게 차(茶)를 마시려고 많은 사람이 티백(teabag) 제품을 쓰곤 한다. 그런데 종이처럼 보이는 티백 ...

www.yna.co.kr

 

플라스틱 티백 성분 구별법 http://wom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77644 

 

플라스틱 티백 성분 구별법 - 여성조선

 

woman.chosun.com

티백 재질에 대해 잘 정리된 블로그 https://good-earthling.tistory.com/10

 

[Hidden Plastic] 2탄 : 티백도 플라스틱이다.

안녕하세요. 착한지구인입니다. 겨울철 따듯한 차 한잔이면 몸이 따듯해지죠. 그런데 지구에게도 과연 따듯할까요? www.youtube.com/watch?v=4t5uDG6owoo 3분 14초부터 티백 속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내용이

good-earthling.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