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비

파이롯트 이로시주쿠 잉크 3색 리뷰 (동장군/안개비/심해)

조구만 호랑 2023. 4. 12. 00:12

여기서부터 여기까지만.

이 선 밖으로는 나가지 않을 거야.

 

이런 다짐 말이다.

왜 하는 걸까?

내 얘기고 ... 

잉크를 또 샀다는 얘기다.

 

블루 잉크만 쓴다더니?

웃기는 애다.

 

동장군(후유쇼군) - 안개비(키리사메, 무우) - 심해(신카이)

 

대체로 일본에서 만들어 지는 문구들이 그러하듯 

저 잉크에 붙어 있는 네임택 좀 보세요?

잉크 컬러로 잉크 이름을 써 놓는 디테일 뭐냐고. 

 

작은 것까지 신경을 쓴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실제로 기능과는 무관한 것일 수 있음에도  

문구덕후들의 마음을 울린다.

야 모르겠으나 일단 울리고 시작하자 그런 느낌.

 

아마 언젠가는 사겠지 싶은 걸

요새 걍 뇌를 거치지 않고 사제끼고 있는데

(생일 주간이라 통장의 괄약근이 풀려 버림...) 

그걸 통해 용케 깨달은 것: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만년필 잉크는 

파카 퀑크 블루블랙이라는 것이다. 

이걸 깨닫기 위해 이런 저런 색들을 샀다. ^ ^..

 

 

동장군 컬러 맘에 든다.

 

위에서부터 

심해 (라미 ABC a촉)

동장군 (파카 리알토) 

안개비  (플래티넘 프레피 0.3 F촉)

 

동장군 > 심해 > 안개비 순으로 맘에 들었다.

안개비의 희미함이 어떨 땐 괜찮다가도 (등부르고 배따실 때) 

어떨 땐 목구멍이 살짝 답답해옴을 느낀다. 

라미 사파리 F에 넣으면 훨씬 시원시원하게 써질 듯. 

 

난 확실히 버터파이고 쓱쓱 잘 써지는 필감을 좋아한다. 사각사각한 느낌이 좋을 때는 이 펜촉이 부러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함께 있다. 엄마가 초딩때 내 글씨를 '조잡하다'고 평 한 이래로 빈 칸이 꽉차다못해 터져 나가게 대륙의 기운을 뽐내며 글씨를 써 온 나.풍채 좋은 내 필체를 세필의 그릇은 감당을 못 한다고.

 

 

위: 라미 블루 (라미 비스타 EF)

아래: 파이롯트 이로시주쿠 심해 (라미 ABC A촉)

 

암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제 더 이상 잉크를 사지 않을 것이다. 

잉크를 또 사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