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부터 여기까지만.
이 선 밖으로는 나가지 않을 거야.
이런 다짐 말이다.
왜 하는 걸까?
내 얘기고 ...
잉크를 또 샀다는 얘기다.
블루 잉크만 쓴다더니?
웃기는 애다.
대체로 일본에서 만들어 지는 문구들이 그러하듯
저 잉크에 붙어 있는 네임택 좀 보세요?
잉크 컬러로 잉크 이름을 써 놓는 디테일 뭐냐고.
작은 것까지 신경을 쓴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실제로 기능과는 무관한 것일 수 있음에도
문구덕후들의 마음을 울린다.
야 모르겠으나 일단 울리고 시작하자 그런 느낌.
아마 언젠가는 사겠지 싶은 걸
요새 걍 뇌를 거치지 않고 사제끼고 있는데
(생일 주간이라 통장의 괄약근이 풀려 버림...)
그걸 통해 용케 깨달은 것: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만년필 잉크는
파카 퀑크 블루블랙이라는 것이다.
이걸 깨닫기 위해 이런 저런 색들을 샀다. ^ ^..
위에서부터
심해 (라미 ABC a촉)
동장군 (파카 리알토)
안개비 (플래티넘 프레피 0.3 F촉)
동장군 > 심해 > 안개비 순으로 맘에 들었다.
안개비의 희미함이 어떨 땐 괜찮다가도 (등부르고 배따실 때)
어떨 땐 목구멍이 살짝 답답해옴을 느낀다.
라미 사파리 F에 넣으면 훨씬 시원시원하게 써질 듯.
난 확실히 버터파이고 쓱쓱 잘 써지는 필감을 좋아한다. 사각사각한 느낌이 좋을 때는 이 펜촉이 부러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함께 있다. 엄마가 초딩때 내 글씨를 '조잡하다'고 평 한 이래로 빈 칸이 꽉차다못해 터져 나가게 대륙의 기운을 뽐내며 글씨를 써 온 나.풍채 좋은 내 필체를 세필의 그릇은 감당을 못 한다고.
위: 라미 블루 (라미 비스타 EF)
아래: 파이롯트 이로시주쿠 심해 (라미 ABC A촉)
암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제 더 이상 잉크를 사지 않을 것이다.
잉크를 또 사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오늘의 소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침내 LAMY 라미 2000 (F촉) (1) | 2023.04.14 |
---|---|
시트러스우디, 이솝 Tacit의 매력 (1) | 2023.04.13 |
라미 ABC 만년필 :-) 귀욤뽀짝한 매력 (1) | 2023.04.11 |
1년만에 새 러닝화: 뉴발란스 퓨어셀 SC 트레이너, 235사이즈, Gray (0) | 2023.04.10 |
와플지 조거 팬츠 (핑크와 블루 구매기) (0) | 2023.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