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비

3월에 읽을 책, 9권

조구만 호랑 2023. 3. 1. 00:01

3월을 맞이하는 의미로

조금 큰 도서관에 가서 총 9권의 책을 빌려왔다.

 

동네 도서관을 활용하면 좋은 점 두 가지. 

(1) 한정된 공간에 짐을 늘리지 않고 (책먼지 감당이 점점 힘들다)  

(2) 일정시간 안에 (어떻게든) 읽게 되므로 생활에 나름의 리듬이 생긴다. 

 

처음에는 의미없이 대출과 반납을 무한 반복하기도 하고

어떤 흐름을 놓쳐 버리면 이주일이 쏜살같이 흐르기도 한다.

 

심지어 내가 가는 도서관은 대출 연장이 없는 탓에 

빌린 책을 끝까지 다 읽지 못하는 때도 많았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계속 꾸준히 빌리다보면 

마냥 정신을 방치하지 않게 된다.  

 

미약하나마 조금씩 무언가를 해나가는 것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안다. 

 

 

일단 벼락치기로 읽기가 힘들 것 같다는 이유로

라이팅 픽션을 읽기 시작했는데

와 너무 좋다 

이를 테면, 다음과 같은 문장들.

 

"작가는 언어가 결코 우리의 뜻이나 의도를 정확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언어가 대신해서 할 수 있는 일을 받아들이는 단계로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언어가 할 수 있는 일이 꽤 괜찮다는 것을 아무리 반복해서 깨닫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새로운 시작 앞에서 주저하게 될 것이다. 이런 소모적인 충동에 맞서고자 나는 책상에 이런 

좌우명을 적어 두었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냥 써라.' 너무나 훌륭한 좌우명이라서, 

나도 이 챕터를 쓰기 전에 몇 주 동안 이 말에 관해 깊이 고민만 했다." (22p) 

 

나도 저 좌우명 써 놔야지.

이 책은 차분한 오전에 매일 조금씩 읽기로 했다.  

 

 

[ 3월 2주간 읽을 책: 9권  ]

 

 

글쓰기 작법에 관한 책들은

다이어트 보조제 같은 것이다. 

정공법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뾰족한 수가 있나 싶어  펼쳐보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글쓰기에 대해 쓴 글이야말로

내 마음을 온통 뒤흔드는구나. 

나 자신에 대해 알게 되는 게 하나쯤 늘어나기도 한다. 

 

01 라이팅 픽션, 재닛 버로웨이, 문지혁 옮김, 위즈덤하우스

02 이야기의 핵심, 리비 호커, 한스미디어

 

 

 

민음사 디에센셜 시리즈 표지가 다 예쁘더라.

이런 시리즈 소장욕 자극하려고 내는 거겠지

정확히 타겟팅 당한 것 알지만 꾹꾹 참는다. 

한 번 본 책은 어지간하면 두 번 다시 보지 않는

무자비한 나 자신에 대해 이미 질릴대로 질려버린

그런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오랜만에 다자이오사무가 다시 읽고 싶어졌는데 

이 시리즈가 있길래 굳이 이걸로 빌려왔다. (집에 다른 버전 있는데요. ㅎㅎ)  

박완서 마흔에 시작한 글쓰기는

박완서 소설 읽기를 하기 전, 몸 푸는 느낌으로 읽으려고 빌렸다. 

 

03 디에센셜 다자이오사무, 유숙자& 김춘미 옮김, 민음사

04 박완서 마흔에 시작한 글쓰기, 양혜원, 책읽는고양이

 

 

고양이가 귀여워서 빌린 책이다.

가끔 이런 쉽게 쓴 개론서? 읽다가 보물을 발견했던 때가 종종 있었다. 

아. 그렇군.

고양이맙소사소크라테스!로 고맙소를 표현한 거구나.

고양이는 참 귀여운데...

아직 무슨 책인지 잘 모르겠다. 

 

05 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 박홍순(글)&박순찬(그림), 비아북

 

 

 

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 나오는 책

흥미로운 게 몇 권 있었다.

그중 인도네시아를 상상하면

너무 이국적이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게

어쩐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선택했다.

근데 '성'이 뭐 얼마나 다르다는 거지.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궁금하다.

과잉존재는 다른 책을 찾으러 갔다가 발견.

몇 년전부터 꾸준히 가지고 있는 의문인데,

왜 이렇게 갑자기 여기저기 사람들이 고장나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 빌렸다. 

 

06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성, 조윤미, 아시아문화연구소

07 과잉존재, 김곡, 한겨레출판

 

 

오찬호 선생님의 모든 책을 

다 읽어 보고 싶다, 그러기로 했고.

그 대장정의 시작이 민낯들인 것.

그리고 깻잎 투쟁기 또한

몹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빌렸다.

이 세상에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란 게 있다.

그런 게 세상에 있단 걸 이런 책 앞에서 실감한다. 

근데 또 얼마나 부끄러워질까, 나는 또. 또르륵.

 

08 민낯들, 오찬호, 북트리거

09 깻잎 투쟁기, 우춘희, 교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