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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의 어머니들, <패러렐 마더스> 보다가 갑자기 뺨 맞기

"사랑하고 기억하리라." 이 말은 때때로 큰 울림을 준다. 그런데, "사랑하고 기억하리라 내 어머니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라고 말하면 어떤가. 저 '사랑'과 '기억'을 담보하는 주체는 누구지? 싶어진다. 주인공 여성 둘인가? 감독인가? 민족인가? 국민인가? 시민인가? 인생 통틀어 제일 잠이 부족한 시절을 지나고 있는 임산부 여성 둘을 내세워 감독이 너무 자기 얘기만 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 싶었던 게 이 포스터에 대한 솔직한 내 첫 인상이다. 대체 신생아가 뒤바뀌는 두 여성의 이야기가 이 전언과 무슨 상관인지 나는 알고 싶었다. 이 영화는 크게 두 줄기로 이루어져 있다. 1. 장기간 매복되어 있던 조상의 뼈를 발골하는 일. 2. 아이가 뒤바뀌었음을 실토하고 바로 잡는 일. 중요도로는 1번이 한강이라면 2..

오늘의 소비 2022.04.04

런데이 <내가해냄협회> 5주차 미션 완료

지난주부터 컴프레션 니삭스를 신었다. 한동안 사라지지 않던 종아리 통증이 사라졌다. 몸이 돈을 듣는다. 돈 많이 드는 너이새끼 ... 벚꽃이 활짝 펴서 밤달리기가 즐거웠습니다. 올해는 흐린 눈을 하고 나무를 봤습니다. 너무 가까이, 자세히 보려고 하면 '으으. 저렇게 다닥다닥 모여 한꺼번에 피다니.' 그런 생각만 드니까. '와, 예쁘다.' 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사방이 아름다워 보이는 정도로 달리기. 꽃나무들 기세에 항복하기. 겨우내 말라 비틀어져가지고 겨우 서 있더니 이 미친나무들이 뒤에서 무슨 작당모의를 한 걸까. 어떻게 이렇게 한꺼번에 다 같이 피워 올리냐고 꽃을? 하고 보니 어느 새 4월이다. + ++ 그리고 오늘 아침의 마라톤

오늘의 소비 2022.04.02

일드 두 편 추천 (feat. 도라마 코리아)

언제부터였을까. 일드가 지독하게 재미 없어졌다. 막상 내가 변한 건가 싶다가도 오로지 재미만을 기준으로 삼았다면 보지 않았을 드라마를 그간 지긋한 애증 혹은 애정으로, 더 정확히는 관성으로 봐 왔다는 걸 알고 있다. 근데 최근에 재밌게 본 일드가 있어서 소개해 본다. 과 . 딱 두 편이다. 나는 '도라마 코리아'로 봤다. '도라마 코리아'는 유튜브 같은 시스템으로, 광고를 보기만 하면 무료로 일본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앱이다. (https://www.dorama.kr) 1. 이 드라마는 에이로맨틱이자 에이섹슈얼인 두 사람이 만나 연애가 아닌 방식으로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주변 인물들과 좌충우돌 하며 서로에게 베이스캠프가 되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 (*에이로맨틱: 다른 사람에게 연애 감정을 ..

오늘의 소비 2022.04.01

과연 혼자 본 것이 맞을까, 영화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나 이 영화 혼자 봤어. 라고 말하면 너 원래 영화 혼자 보잖아.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당연하지. 나는 혼자 영화 보기 대장으로 소문이 난 모양이니까. 근데 이번에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 관객이 나 하나였다고! 관객이 저 혼자였다고요! 그렇다. 나는 를 독대하고 말았다. 처음에는 으스스한 기분으로 앉아 있다가 영화가 끝에 다다를수록 나 말고 아무도 없는 상영관에서 꼭 누군가와 함께 있는 기분이었다는 이야기를 쓰려고 (굳이) 포스팅을 한다. 그리고 며칠간 영화의 에네르기파가 나 자신을 초과해버린 기분이 들어 밤에도 스탠드 켜고 잤다. '창녀'로 부르든 '위안부'로 부르든 '귀신'이라 부르든 '유령'이라 부르든.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살해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없던 일로 해 버렸던 일. 생존 피해자가 ..

오늘의 소비 2022.03.29

영화 <스펜서>: 고스트-허수아비-꿩으로부터 전진하는 여자

모르겠다. 이런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기꺼이 동기화 되고 싶은 고통이라는 게 저마다 다르지 않나. '새로운 다이애나비 이야기'라는 카피를 읽고도 다이애나비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 함께 고통 받고 싶은 마음이 별로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99.9% 포스터 증정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은 0.1%는 나의 충동적 기질. 간혹 특정 배우에 대한 팬심으로 영화를 보기도 하는데 이번의 경우에는 그런 것도 아니었다. 나는 지금껏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말 그대로 신들리는 연기, 뭐에 씌이거나 홀리는 연기를 보여줄 때마다 그다지 흥미롭지가 않았다. 배우에게는 실례되는 말이지만 그보다 늘 그 자신이 더 커 보였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를 (실제라고 생각되어..

오늘의 소비 2022.03.28

슈펜 청키 메리제인 구입 후기 MISF78S11 블랙 230

슈펜 청키 메리제인 모델명 MISF78S11 네이버 최저가 검색해서 롯데몰에서 구입했다. 저 가격에서 국민카드 5% 청구 할인. 영화 보러 나갔다가 근처 매장에서 신어 봤었다. 일부러 스포츠 양말 신고 갔는데도 230이 잘 맞았다. 사이즈는 좀 크게 나온 편인듯. 특히 발볼. 그러니까 이 신발은 반드시 신어보고 구매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사이즈 팁; 나는 국내 브랜드 구두의 경우 보통 235를 신는다. 닥터마틴 uk4. 아디다스, 뉴발란스 220-225. 반스 225. 컨버스 230, 나이키 240. 발볼은 넓지 않은 편인데 희한하게 뼈가 튀어나온 데가 있어서 ... 신발의 앞코 길이랑 모양에 따라 225-240을 오간다. 솔직히 조금만 검색해보면 더 예쁜 메리제인이 많았는데도 이걸 산 이유: 요즘..

오늘의 소비 2022.03.27

런데이 <내가해냄협회> 4주차 미션 완료

이번주는 월요일 오전에 10K를 뛰는 것으로 시작했다. 400m 트랙을 도는 게 좀 지겨워져서 직선코스인 천변을 달려봤다.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니까 눈은 즐거웠지만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뛰고 나니까 발목이 좀 불안정한 느낌이 있었던 것. 아무래도 바닥이 균일하고 푹신한 건 트랙쪽이고 그 컨디션으로 뛰는 것에 길들여진 것 같다. 근데 웃긴 게, 담날 저녁 또 회복러닝 하겠다며 트랙 돌았더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괜찮아졌다. 텀을 최대한 벌려서 쉬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 + + 딸기 먹고 뛰어서 옆구리 결렸지만 최선을 다했다. 몰랐는데, 실시간 중계보기 옵션이 있었더라고. 어떤 분이 캡쳐한 거 봤는데 약간 경마장 바이브고 ㅎㅎ ... 흥미로웠다. 뛰다가 "내 마음 속 일등" 라는 말을..

오늘의 소비 202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