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을 정리하면서 뜻모를 사진들이 잔뜩 있어 놀랐다. 감정이 옮겨 붙지 않는 것들을 찍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이것이 마지막 만남일지 모르는 사람을 빼고 나면 정말로 찍어야 할 건 없었으니까. 즐거웠던 마음 반, 애달픈 마음 반이었다. 즐거움은 숨기지 않아도 좋았지만 애달픔은 숨겨야 했을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나는 최대한 중요한 것은 찍지 않으면서 그 자리를 메울 무언가를 찍었던 것 같다. 인물 사진을 빼고 나니 남는 게 한줌인 게 웃기다. 내가 얼마나 사람 곁에 있으려고 하는지. 내가 얼마나 사람을 좋아하는지. 내가 얼마나 사람을 필요로 하는지. 찍은 사진을 보면 투명하게 드러난다. 정말 싫다. 3개월만이었나? 탄수화물 치팅. 단백질 비중이 높은 곳을 고르다 보니 채선당에 갔는데, 감자칩이 정말 맛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