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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 매거진: 나만의 액자 만들기

1. 미적지근한 결말에 박수갈채를 건넵니다 2. 돌아오지 않는 안녕에 서운해하지 않습니다 3. 헤집어진 상처에 긴 시선을 던집니다 4. 보통이란 단어에 경외심을 품습니다 5. 필수가 아닌 필연을 느낍니다 6. 고독과의 대화를 피하지 않습니다 7. 지나간 꿈들에 가끔 안부를 묻습니다 8. 자유를 말하는 법을 잊지 않습니다 9. 제목없는 이 작품을 가여워하지 않습니다. 이 글귀는 최근 읽은 것중 가장 좋아서 나의 흑백 레이저 프린트로 급조해서 벽에 붙임. 계속 보고 싶어서. 헤비 매거진이라길래 잡지? 어디서 살 수 있어? 조금 서치해 보았는데,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더라. 본의 아니게 동결해 놓은 인스타그램 로그인을 감행하게 한, 그걸 하게 한 글귀. 이 글귀가 뭐가 좋냐고 묻는다면 메시지와 형식이 상반되어 ..

오늘의 소비 2021.12.16

듀오백 이지풋 라이트 2단: 척추수술 천칠백

오늘 하루종일 서터레스 받으며 일하는 와중에 책꾸(책상꾸미기)^ ^의 대미를 장식할 것이 왔다. 저희 구역 대한통운 아저씨는 2층까지는 가져다 주지만, 3층은 안 가져다 줌. ㅇㅇ 이해함. 가끔 2층과 3층을 잇는 계단 1개 만큼의 피로가 쌓여 사람은 고꾸라지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곤 하니까. 모든 일의 시작은 의자 때문. 4~5년전 나는 나름 큰맘 먹고 시디즈 T25를 샀다. 결론만 말하면 잘못된 선택이었다. (차라리 링고의자를 샀어야 한다고) 난 그저 아이보리 플라스틱 X 밀크 브라운 가죽 소재의 조합에 넋이 나가버렸던 것. 그리고 연그레이. 이 컬러 조합은 지금 봐도 사고 싶다. 그러나 T25는 신장이 최소 160 이상에게 적합한 의자임. 아니 이런 말도 듣지 마시고 무조건 직접 앉아보고 사..

오늘의 소비 2021.12.16

코로나 이래 마신 원두 중간 결산: 난 시대의 것이 아닌 너의 것

오후. 커피와 함께 호시노겐의 '시시함 속에서'를 듣는다. https://youtu.be/DCwynUEaHuw 호시노겐 선생님 보면 이제 아베한테 짜증냈던 것부터 떠오름. 아 짜증은 아니고요. 불편한 기색.ㅎ 이 노래에 그런 가사가 나온다. 僕は時代のものじゃなくて 난 시대의 것이 아니고 あなたのものになりたいんだ 너의 것이고 싶어. 바로 앞 문장은 이것이다. 流行に呑まれ人は進む 周りに呑まれ街はゆく 유행을 받아들이며 사람은 나아가고 周りに呑まれ街はゆく주위를 받아들이며 세상은 돌아가지. 僕は時代のものじゃなくて 난 시대의 것이 아니고 あなたのものになりたいんだ 너의 것이고 싶어. 이 두 문장 때문에 이 노래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물론 목덜미에서 빵냄새 난다는 가사도 좋아함.) 나는 시대의 것이 아닌 너의 것이 ..

오늘의 소비 2021.12.13

아이맥 m1 퍼플 5개월 사용기(라기보다 소감)

한 줄 사용기: 대만족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예쁘다. (2) 터치 아이디 매직 키보드의 편리함이 상상 그 이상. (3) 기타: 애플 생태계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누릴 수 있음. 아쉬운 점. (1) 퍼플 컬러 질릴까 했는데 아직 안 질렸다. 근데 다시 사라면 실버로. ^ ^ (2) 급하게 매직 마우스 옵션으로 구매했는데, 트랙패드에 길들여진 자로서 트랙패드 옵션으로 사면 더 좋았겠다 싶다. 매직 마우스는 아직도 뒤집힌 채로 충전된다. 슬픔이란 뒤집힌 매직 마우스이다. (3) 더 빨리 사지 않은 것. 농담 같지만 사실이다. 우연히 펼쳐 본 그 날의 일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돈 쓰면서 돈 쓸 계획을 세우고 자빠졌어 ... 퍽도 계획적이다. 나는 RH+ B형 소양인 양자리 개띠 INFP 인간으로서.....

오늘의 소비 2021.12.12

샤오미 예솔 (YESOUL) 스피닝 바이크 M1 : 견고한 실내 자전거를 찾는다면

조금씩 활동량이 줄어드는 겨울, 실내운동이라도 하면서 목숨이라도 부지하고 실낱같은 기초체력이라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이 포스팅은 작성되었다. 러닝에 싫증이 나기 시작한 건 올해 여름. 어느 날 달리는데 자발적으로 고문을 당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수리를 태우는 볕에, 축축해지는 마스크에, 급기야 개구 호흡을 해야 하는 나 자신이 청승맞게 느껴져서. (feat. 딘딘 호흡) 건강도 건강이다만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스트레스를 날리려고 뛰는 것이었는데 뛰면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모든 연유에 앞서 여긴 대구라는 사실부터 말해야겠지. 하. 이후에도 몇 번 뛰었지만 뭔가 한순간 열정이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게 사라진 건 아니고, 질주본능은 여전해서 실내운동이라도..

오늘의 소비 2021.12.11

히피 보헤미안 바이브: 인센스

0. 인센스란? 일단 인센스가 무엇인지 궁금한 분들이 인센스를 검색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인센스는 향이다. 피우는 향.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무언가가 생겼을 때, 추천하고 싶은 한 가지 요령이 있다. 영어인 것이 분명한 무언가를 잘 모르겠다 싶을 땐 네이버 말고 구글에서 영문으로 검색한 후, 이미지를 먼저 훑어 보는 것이다. 1. 인센스 첫 사용기 인센스와의 첫 만남은 2012년 혹은 2013년. 당시 합정 메세나폴리스 무인양품에서 샀던 쪼고맣고 비싼 인센스 스틱을 기억한다. 얇고 짧고 작은데 더럽게 비쌌던, 그래서 살까 말까 망설였던, 하지만 이사하던 날 기분 내려고 과감하게 샀던 기억. 아 또 메세나폴리스 얘길 해야 하는데, 당시 메세나폴리스 지하층에 있던 원더플레이스 한 켠에서..

오늘의 소비 2021.12.10

BOSE QC 35 2세대 결국 샀어

나도 내가 살 줄은 알았다. 언제 살 지는 몰랐지. 그러니까 마침내 해냈다는 표현이 맞다. 내 방에는 보스 블루투스 스피커 사운드링크2가 있고, 캐비넷 서랍에는 에어팟 2세대가 있다. 보스 사운드링크2 얘기를 우선 좀 하고 싶은데 때는 2019년 봄이었다. 그냥 그 날은 방구석에서 사티야의 수퍼히트(인센스)에 불을 붙이다가 별안간 보스 사운드링크를 사서 흐느적대고 둥둥대는 음악을 좀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샀다. 갑자기 미쳐가지고 ... 샀다. 내 방은 소리가 퍼지기 좋은 구조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이 스피커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베이스가 강조되는 곡, 재즈, 덥스텝 꼭 이런 곡을 듣는 게 아닌데도 좋았다. 내가 그저 고음이 강조되는 청명한 음악을 잘 듣지 않고, 선명하고 맑고 고운 소리, 원..

오늘의 소비 2021.12.09

조구맣게 시작

오늘 날씨. 공기가 쨍하게 차갑고 하늘이 어쩐지 귀가 먹먹하게 맑아서 12월의 첫째날로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블로그에는 가지고 있는 것들과 갖게 될 것들에 대해 써 볼 생각인데. 1일 1포스팅 가능할까요. 목록 만들기를 좋아하고, 인정하기 싫지만 여행을 떠나는 일보다 상상하는 일이 더 좋은 사람. 갖고 싶은 걸 갖지 못하면 애가 닳아 밤잠을 설치면서도 손에 넣는 즉시 전에 없이 쓸쓸해지는 사람. 그럼에도 물건에는 만든 사람의 마음과 쓰는 사람의 마음이 정확히 반반씩 깃든다고 믿는 사람. 무언가를 덜컥 구매할 정도의 부주의하지만 그걸 끝까지 소진해나가는 성실함도 가진 평범한 사람. 그런 사람이 뭔가를 사고, 자주 실패하는 이야기를 써보려고요. 잘 부탁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