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나는 급습을 좋아했다. 잔디밭을 뛰어 다니다가 갑자기 풀숲의 바위를 들추어 보는 걸 좋아했다는 뜻이다. 가끔 그 아래에서 개미집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내가 제일 놀랐고 그후로는 개미들이 나 때문에 분주한 눈치였다. 개미가 지은 집은 징그러우면서도 미로 같았고, 건축적이면서도 생동감이 넘쳤다. 거기에는 너무 많은 개미가 있었기에 두려웠던 동시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어떤 신비가 깃들어 있었다. 식탁에 오래 방치된 식빵. 식빵에 핀 곰팡이. 나는 곰팡이에도 늘 비슷한 느낌을 받곤 했다. 아무 생각없이 빵 봉지를 열다가 희끗하고 푸른 곰팡이를 발견하면 어쩐지 불길하게 느껴져 재빠르게 쓰레기통에 넣으면서도 막연하게 내가 불결해지지 않는다는 확신만 있다면 그걸 아주 오랫동안 들..